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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창조 신화 2편 - 뉴질랜드 마오리족, 하늘과 땅의 이별

by 알고리3 2025.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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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창조 신화는 하늘과 땅의 이별을 통해 세상이 시작되었다고 전한다. 신화 속 자연의 분리와 조화는 인간 존재와 공동체의 근본 구조를 사유하게 한다.

1. 닫혀 있던 세상 - 라키와 파파의 포옹

마오리족은 세상의 시작을 하나의 커다란 포옹으로 묘사합니다.
하늘의 아버지 라키(Rangi)와 땅의 어머니 파파(Papa)는 너무나도 뜨겁게 서로를 끌어안고 있었기에,
그 틈에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는 어둠뿐이었고,
라키와 파파 사이에 태어난 자식 신들은 서로 포개진 부모의 몸 사이에서 빛을 갈망하며 자라났지요.

 

 

2. 자식 신들의 결단 - 세상을 가르는 선택

더 이상 숨 쉴 공간조차 없던 자식 신들 가운데,
토우마타우에(Tūmatauenga), 타네 마하우타(Tāne Mahuta) 같은 존재들이 나서게 됩니다.

이들은 가족 안에서 갈등을 일으키지만, 결국 타네 마하우타가 나무의 신으로서 부모를 갈라놓게 됩니다.


그는 자신의 강력한 다리로 하늘을 밀어올려 라키를 위로 보내고,
파파는 아래로 눌러 대지로 남게 되며, 그렇게 세상에 처음으로 빛과 공간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이 장면은 마오리 신화에서 창조란 곧 분리이며, 분리란 곧 질서의 시작임을 암시하는 상징적 서사로 읽힙니다.


3. 하늘의 눈물, 땅의 탄식 - 분리 이후의 슬픔

두 신이 분리되자 세상은 비로소 열렸지만,
그 이후에도 하늘은 비를 내려 슬픔을 표현하고,
대지는 안개를 피워 그리움을 전하는 존재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마오리 신화에서는 자연 현상 하나하나에
감정과 이야기, 기억이 스며들어 있다는 점이 중요한 특색이지요.

  • 비: 하늘의 그리움
  • 안개: 대지의 회한
  • 바람: 자식 신들의 갈등
  • 나무: 하늘과 땅을 잇는 신성한 매개

이러한 상징 체계는 자연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생명력 있는 주체로 바라보는 관점을 담고 있습니다.


4. 자연과 인간, 분리와 공존의 철학

마오리족은 하늘과 땅이 갈라짐으로써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열렸다고 보지만,
그 분리가 곧 비극적인 상실의 시작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강조하지요.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철학적 함의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창조란 단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떤 관계를 단절하고, 그로 인해 생기는 고통을 감내하며 이루어지는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인간은 그 분리 이후에 태어난 존재로서,
자연과 다시 연결되기를 갈망하는 존재로 살아가게 된다는 사유가 함축되어 있지요.


5. 살아 있는 신화, 공존의 윤리를 일깨우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마오리 신화는 기술로 자연을 통제하려는 현대 사회에 경고를 보내는 우화라 할 수 있습니다.

  • 하늘과 땅의 사랑과 이별
  • 그 사이에서 태어난 인간
  • 그리고 다시 그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

이 일련의 과정은 단지 과거의 이야기로만 남지 않지요.
그 속에는 지금 이 순간 자연과의 관계 회복을 통해 삶의 균형을 되찾아야 한다는 윤리적 메시지가 담겨 있어요.

그렇기에 이 신화는 오늘날에도 생생하게 살아 숨 쉬며,
자연과 인간이 함께 존재하기 위한 철학적 상상력의 근원지로서 기능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 예고 - 3화 예고편

👉 『브라흐마의 숨결 – 인도 힌두교의 순환적 창조 이야기』
인도 신화 속에서 창조란 시작이 아닌 끝없는 순환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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